"나는 전쟁이 좋다오. 마치 큰 소풍 같잖소." -줄리안 그렌펠 언젠가 스위스 바젤에서 잘 알려진 아트바젤에 들른 적이 있다.그날은 짙은 먹구름이 소나기를 뿌려대 일몰이 다가오기 전부터 일찌감치 깜깜했다.나는 피카소와 엘 그레코가 있는데 뭐하러 굳이 신진 작가의 작품을 봐야하냐며 내심 무시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안팎에 엄청난 인파가 있었다.여느 관광지와는 달리 그 광활하리만치 큰 박람회장을 꽉 채운 금발벽안의 유럽인들을 보니 새삼 여기는 이들의 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수묵화로 그린 세상처럼 보이는 바깥과는 달리 안으로 들어서자 다채로운 그림과 형형색색의 옷이 공간을 메우고 있었다.한국에서는 아트페어에 가면 그림을 사고자 기웃거리는 돈 많은 사모님들을 적잖이 볼 수 있는데 보통 이세이 미야케나 구호..
스페인 마드리드에서의 겨울은 그렇게 혹독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살던 빌라 단지 정문을 나서서 백화점으로 걸어가는 동선에 개미로 뒤덮인 길이 하나 있었는데 사시사철 개미들은 거기서 분주했습니다. 그들을 죽이지 않고서는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발을 디딜 틈이 없어 그 길을 지날 때면 필연적으로 많은 개미들을 죽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삶은 겨울의 혹독함은 아무래도 괜찮을 정도로 녹록치 않습니다. 각설하고 성경에는 생명나무라는 것이 있습니다. 먹으면 반드시 죽는다는 선악과와는 달리 생명나무에서 열리는 생명과는 먹으면 영생을 얻게 된다고 창세기는 기록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전승에서 그 역할은 보다 포괄적으로 묘사됩니다. 지구상 어딘가에 멸종의 전당이라는 곳이 있으며 그곳에서 생명나무는 처음 뿌리를..
놀이동산에 가면 놀이기구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차례가 오기까지 지겹도록 오랜 시간을 기다립니다. 저는 경험상 한 시간 반 가량 기다린 적도 적지 않습니다. 긴 줄을 기다린 끝에 놀이기구에 탑승하고 벨트를 고정하고 갑작스러운 상승 또는 하강을 하는 동안 온몸을 움켜쥐는 스릴과 흥분. 지금 현재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구나 그 당시의 기분이 어땠는지, 중력을 거스르면서 또는 중력가속도 이상으로 곤두박질 치면서 신체적으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를 정확히 기억해낼 것입니다. 저는 유명한 국내외 놀이동산을 여러 곳 가보았습니다. 개중에는 사나흘을 돌아도 모자랄 정도의 거대한 놀이동산부터, 이용료를 거의 40만원에 구입할 정도로 비싸고 호화스러운 테마파크도 있습니다. 그런데 단연 최고는 월미도였습니다. 우중충하고 솔..
여름이 다가오면서 집 소파에서 풍기는 냄새가 점점 더 심해진다.평소에 소파에 뒹굴 때에는 일어나기가 귀찮아 소파에 오줌을 자주 쌌기 때문이다.패브릭 소파라서 흡수가 잘 되는 건 다행인데 냄새가 새어나오는 게 단점이다.이 큰 가구를 바꾸자고 진작에 마음 먹었어도 소파 덩치가 워낙 크다보니 상반신 마비인 내 입장에서 쉽게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나는 Things라는 할 일 관리 앱을 하나 쓰고 있다.앱에다가 리스트를 하나 추가해보았다. □ 소파 바꾸기 이렇게 소파를 바꿔야 하는 일거리가 내 할 일 목록에 추가되었다.집에서는 소파가 쉴 새 없이 지독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나는 이 앱을 사용할 때마다 “소파 바꾸기” 리스트를 보면서 소파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그러면서도 바꾸기가 영 귀찮게 느껴진다. 왜..
***중급자 이상부터 권장*** ***과정 중 다른 파일을 건드리면 맥 사용 중 심각한 오류가 발생하거나 구동 불가 상태가 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재설치를 대비하여 타임머신을 통한 백업은 필수*** ***펌웨어 암호가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펌웨어 암호는 까먹으면 안된다.*** ***더 간단한 방법을 알아내신 분들은 제보해주세요.*** ***assets.car 파일이 코어 서비스에 위치한 상태에서 수정하는 방법을 아는 분들도 제보해주세요.*** 1. 재부팅한다. 재부팅이 시작되자마자 [command] + [R] 키를 계속 누른 상태에서 복구모드에 진입한다. 펌웨어 암호를 입력한다. -펌웨어 암호창이 뜨지 않고 계정 선택 화면으로 넘어가는 경우는 펌웨어 암호를 설정한다.- 관리자 계정을 눌러 비밀번호를 ..
1. 바꾸길 원하는 배경화면을 찾아서 바탕화면이나 아무 폴더에 넣어둔다. 2. 배경화면 파일의 이름을 Catalina.heic로 변경한다. 변경 불가 메시지가 출력되는 경우, 미리보기(Preview)로 열어 메뉴의 파일(File)-내보내기(Export...)로 들어가 형식(Format)을 변경 후 저장한다. 저장 후에 확장자가 바뀌지 않았다면 바꿔준다. 참고: 해상도가 작은 그림 파일은 모니터 해상도에 맞춰서 늘려지는 방식으므로 해상도에 맞는 파일이 좋다. 단색의 경우는 해상도 무관하다. 3. 파인더를 연다. 응용프로그램(Applications) 카테고리에서 유틸리티(Utilities) 폴더를 찾아서 연다. 디스크 유틸리티(DIsk Utility)를 실행한다. 카테고리에서 Macintosh HD를 선택하..
일본 홋카이도 남동쪽 고지대에는 인구 16만명의 작은 도시 오비히로가 있습니다. 개썰매로 유명한 곳이죠. 1956년 일본은 개썰매를 이용해 남극 탐험의 첫 시도를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썰매와 개들을 그냥 두고 돌아올만큼 탐험은 혹독했습니다. 몇 년 뒤 다시 일본인들이 남극에 갔을 때, 개들 중 두 마리가 아직 살아있었습니다. 그 개들은 일본의 영웅이 되었고, 점차 개썰매를 즐기는 문화가 정착하게 되었죠. 저는 훗카이도에 머물던 어느 날 늦은 저녁에 오비히로의 작은 야타이에 들렀습니다. 손님 중 하나인 노신사와 노신사만큼 나이 든 야타이 주인이 서로 하이쿠를 주고 받더군요. 처음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몰랐지만, 노신사는 일본색이 짙은 발음이지만 꽤 간결하고 유창한 영어로 그 의미를 나에게 설명해주었습..
나는 중학교에 가기 전까지 6년에 걸쳐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두통에 시달렸다. 희한하게도 두통은 거의 정확히 오전 9시에 시작해서 9시간 동안 이어지다가 오후 6시에 끝났다. 두통은 때에 따라 어찌할 바를 모르겠을 정도로 심해서 그 나이에 배운 어설픈 욕설들을 큰소리로 외치기도 하고 내 스스로의 인생을 저주하기도 했다. 당시에 키우던 복이라는 개는 며칠간 가출을 했다. 어디 자동차 타이어에 비비적댄 건지 숯검댕이가 되어 돌아왔는데, 발정기가 되어 잠시 남자친구를 사귀다 돌아온 것이다. 복이는 나처럼 허약하여 여러 병을 지니고 있던 친구였던지라 복이가 나가있던 사이 며칠을 걱정했는지 모른다. 배가 부르더니 어느 주말 대낮에 출산을 시작했다. 힘을 주다가도 체력이 모자라 처음으로 나오던 새끼의 머리가 걸려..
시리아 알레포를 떠나 터키 가지안텝에 도착한 것은 보슬비가 내리던 한밤중이었다. 늦은 시각에 들른 호텔의 카페테리아에는 가지안텝의 그 흔한 타르흔이 남지 않아서 항아리 케밥조차 못만든다고 했다. 시샤는 있어도 석탄도 남은 게 없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시킨 커피마저도 너무 태운 나머지 불쾌할 정도로 썼다. 카페테리아의 그 남자는 재료가 남아있지 않은 이유를 나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어설픈 영어로나마 가능한 모든 말을 열심히 쏟아냈다. 인근 식당에서는 베이란이라는 육개장과 아주 비슷한 국밥을 팔고 있었다. 다행히 한참 늦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길을 오가는 청년들의 눈매는 비 때문인지 더 지쳐보였다. 알레포에서부터 여행 욕구를 반쯤 잃은 채 뮌헨으로 돌아갈 항공편을 알아보던 차에 도착..
그런데 앞으로 기차는 영원히 멈추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매시간마다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 이번에도 역시 “다음 정차는 없습니다” 였습니다. 내릴 수 있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조금만 서둘러 뛰면 내릴 수도 있었지만, 어느 새 귀엽고 조그만 것이 제 다리를 붙잡고 저를 올려다 보고 있더군요. 그때부터 저는 뛸 수가 없었습니다. 옆 자리에는 나이가 여든이 다 된 노인이 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다소 답답하여 내리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이제는 아예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고, 그리고 저같은 사람들이 자기 나이가 되면 그때 타협하게 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언젠가 저는 화를 주체하지 못해서 독주를 입에 머금고 불을 붙여 뿜어대는 등 온갖 난동을 부렸습니다. 객실칸은 반쯤 불탔는데 그래도 기차는 멈추지 않더군요..
우리는 진정 누군가의 오롯한 꿈을 정히 여겨본 적 있던가. 그 누가 바라보던 나뭇잎 사이로 쪼게진 달빛, 나도 무구히 사랑해본 적 있던가. 남 위에 서기 좋은 말들을 그저 좇아 내가 무언가를, 혹은 누군가를 포용한다고 감히 말 하지는 않았던가. 얼마나 많은 곁들을 끝내 지키겠다 절개 굳게 다져두고서도 허울 좋은 과부가 되지는 않았나. 집구석에 들어가면 반겨줄 존재가 꼬리 흔드는 개새끼 한 마리 뿐은 아닐는지. 거닐다 빈 깡통 발로 차듯 염습에 몸 맡겨 이 사람 저 사람 개괄하다보니 홀대조차 해주지 않는 티비만 덩그러이 방을 비추며 늦은 밤의 무거운 정적을 고맙게도 깨어주는 와중에, 홀로 누워 지긋이 눈을 감고 사타구니 사이에서 뽑아낸 진득한 어떤 것을 침대 내지는 소파에 흘리거나 뿌려대겠지. 심심찮게 땀..
처음으로 별똥별에 관심 갖게 된 것은 열 살 즈음 읽은 알퐁스 도데의 시, 별을 통해서다. 스테파니에게 별자리의 전설과 별똥별의 긴 여운을 이야기하던 목동의 모습이 꽤나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다. 알프스의 밤하늘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되고 떨리던 시절이었다. 나의 별자리는 황도 12궁 기준으로 첫 번째인 양자리다. 죽을 위기에 처한 프릭소스와 헬레를 돕기 위해 제우스가 보낸 하늘을 달리는 황금양이 남은 자리이며 전쟁의 별인 화성이 수호성으로 지정된 자리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내 인생 역시 최근까지도 끝없이 지칠 수 밖에 없었던 작은 전쟁이었다. 별똥별을 가장 많이 본 것은 프랑스 남부 페르피냥의 테트 강변에서였다. 남쪽 피레네 산맥 쪽으로 펼쳐진 별들의 향연에 망연자실 넋을 놓고 바라..
핀센트 빌럼 판 호흐, 꽃이 피는 아몬드 나무, 1890년 작. 대학생 시절, 어느 날부터 나는 왜 이제 주말 아침에는 더이상 일어날 수 없는지, 알람을 맞춰두고 확인까지 마치고 잠에 들면 왜 아침에 자명종 시계가 작동하지 않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아침에 하기로 마음 먹었던 운동과 직접 요리하는 아침 식사를 매번 포기했다. 주말에는 일정한 시간이 되면 계절학기 교수님이 나를 태우러 왔다가 당신 집으로 데려가 요리를 해주셨다. 교수님의 차에서는 매일, 항상, 몇 년간 바그너의 시디만 재생되었다. 교수님의 집까지 가는 삼십여분의 길에는 항상 늦겨울마다 만개한 아몬드 꽃잎이 바람에 휘날렸다. 결혼행진곡이 재생되던 어느 날의 피아노와 아몬드 꽃은 마치 와인과 치즈 같은 향기롭고 달콤한 마리아주였다. ..
길을 다니다 보면 내가 알던 사람들과 놀라울만큼 닮은 사람들이 있다. 잠시간 그 사람들과의 기억을 떠올리면 마음이 부풀다가도 의미 없다고 속단하며 쉬이 팽게친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을 알아본다는 것의 의미는 지금의 나에게는 이렇게 의미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친구를 몇 년만에 만나는 것은 누구에게도 뛸 듯이 기쁜 일일 것이다. 그게 그리 대수로운 일일까 싶다. 내 곁에 항상 있는 것들과도 너무 멀어서 다녀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당장 오늘처럼 내 삶이 싫었던 날은 없었기에 나는 깊은 생각에 잠기기를 포기했다. 난생 처음으로 가져본 음반은 어릴 때 어머니가 크리스마스에 선물로 건내준 키릴 콘드라신 지휘 하에 녹음된 쇼스타코비치 5번 교향곡이었다. 그후로 백 장이 넘는 클래식 명반들을 받아 ..
시상하부의 시냅스에 가해지는 전기자극과 그로 인해 분비되는 뇌하수체 후엽의 옥시토신과 페닐에틸라민 작용으로 엔돌핀이 분비되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으로 인간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위와같은 과정이 시작되어 완료되기까지 짧게는 단 1분도 걸리지 않기도 한다. 모든 인간은 체내 전기적 신호와 화학적 반응에 의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이 중에서 단 하나의 호르몬이라도 제외되면 사랑을 느끼지 못 한다. 그런데 왜 하필 남자는 특정한 여자에게, 여자는 특정한 남자에게 이러한 과정이 이루어지는 것일까. 자연적인 페로몬 분비와 상호보완적 유전자 신호관계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가 인식하는 상대방의 시각적 특징 때문일까. 상대방을 바라봤을 때 나의 옷깃이 천천히 휘날리고, 휘파람을 부는 바람, 나를 바라보는 따스한 눈,..
1. 그 K라는 작자는 나와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삼십년 가까이 교류해온 사이로써 사실 나와 그를 연결시켜주는 공감대라던가 그런 것은 없었다. 사는 곳도 비교적 멀었고, 취향도 제각각이었으며, 교류하는 친구들도 모두 달랐다. 단지 어렸을적의 몇 개월을 미군부대 내에 있는 한 학교의 한 교실에서 공부를 한 사이라는 정도. 2. 어느 날은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어항에 넣을 물고기를 사러 가게되었다. 돌아가는 길에 장대비가 쏟아붓기 시작하여 굉장히 화가 나있던 차에, 우산을 쓰고 어디론가 가고 있던 K가 와서 우산을 씌워주었다. 분노를 삭히고자 K에게 물고기를 함께 밟아 죽이자고 제의했고, K가 아무 말 없이 거들어준 게 우정의 시작이었다. 그는 나의 충실한 공범이었고 암묵적인 동조자였다. 물고기를 다 밟아 죽이..
존나 사지가 뜨거워 뒈져버리는 나같은 경우는 술고래 상대가 되어드릴수가 없겠다. 겨울은 정말이지 짜증난다. 그래도 여름엔 시원한 맥주라도 쳐먹고 공원에서 자빠져서 보는 하늘의 맛도 있었는데 말이다. 겨울은 나를 죽인다. 겨울은 나를 끝없이 영락하게 만든다. 좋지 않은 일은 끝없이 일어난다. 더 좋은일을 생각하며 위로하며 살아야겠지. 0. 5살때 였던가. 나는 너무 작고 힘이 없어서, 그리고 유치원의 유일한 동양인이라서, 나는 곧잘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었다. 그때부터 나는 어린이는 절대선이라는 어른들의 말과 내가 경험한 괴롭힘 사이의 부조리로 성악설을 믿게 되었다. 어느 날 문득 스페인 무적함대가 영국 해군에게 패배한 이야기가 떠올라 한 친구를 약올리며 도망치는 척 하다가 절묘한 타이밍에 유치원 정문에 설..
1.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 죽인다. 2. 두들겨 패 죽인다. 3. 밟아 터트려 죽인다. 4. 삶아 죽인다. 5. 태워 죽인다. 6. 굶겨 죽인다. 7. 물어 죽인다. 8. 광화문 사거리에서 일가족을 공개처형하고 그의 어미는 시발련으로 임명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말하길 나는 겨란후라이 노른자를 안터트리고 뒤집을 수 있으며 그것도 한 번에 세개까지 뒤집는다고. 그리고 언젠가 기회가 찾아온다면 면전에서 보여주겠노라고. 그러나 끝내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고 그 이후로는 거짓말처럼 단 한 개도 제대로 못뒤집으며 줄곧 터트려오고 있다. 과연 계란 노른자의 비명은 언제쯤 멎을 것인가.
인천공항은 덥다. 그리고 아득한 소독약 냄새가 난다. 편의점 샌드위치에선 피클맛이 너무 강하게 나고 자허 도르티는 너무 달기만 하다. 블루베리 타르트라고해서 별반 다를 건 없다. 어느 카페테리아의 커피는 그나마 썩 훌륭해서 이 정도면 교도소나 소년원 혹은 강제 수용소에서 급식하기엔 모자람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 이유도 없는데 짜증이 나면, 1. 뭔가 이유를 만들어 짜증을 정당화시킨다. 2. 시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담배나 뻑뻑 피고 사탕이나 깨물어 쳐먹는다. 3. 창 밖에 무언가(무겁고 파괴력이 크며 가급적 스플래쉬 데미지를 줄 수 있는 것)를 던짐으로써 일명 스트레스 해소라는 것을 시도한다. 4. 쳐잔다. 5. 술을 쳐먹는다. 6. 바쿠닌 스타일의 자치법규적 무정부주의와 투파마로 스타일의 허무주의적 무정부주의와의 관계 및 차이점을 고찰하며 신경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7. 지금 당장 길거리로 뛰쳐나가서 지나가는 사람이나 고양이 여러 마리를 두들겨 패고 들어온다. 8. 옆집 십새끼가 지랄을 하던 말던 최고 출력으로 장송곡을 틀어놓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머리맡의 담배를 하나 꺼내어 물었다. 요즘은 잠이..
이 고양이는 1/2의 확률로 들어가고 있고 1/2의 확률로 나오고 있다. 이 고양이는 들어가고 있으면서 나오고 있기도 하다. 이 개는 1/2의 확률로 서 있고 1/2의 확률로 앉아 있다. 이 개는 서 있으면서 동시에 앉아 있다. 이 개는 1/2 확률로 서 있고 1/2의 확률로 뒷짐 지고있다. 이 고양이는 1/2의 확률로 누워 있고 1/2의 확률로 서 있다. 이것은 평행우주론과 같은 방식의 해석이며 반대로 숨은 변수 이론으로는 이와 달리 정의내릴 수도 있다.우주가 거의 무한한 수의 평행 우주로 구성되어 있다는 이론의 다세계 해석으로는, 핵이 붕괴되어 고양이가 죽은 세계와 죽지 않은 세계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그것을 우리는 관측할 수 없다.코펜하겐의 해석대로라면 한 시간이 지나서 상자를 열어보기 전까지는 핵이..
정치적 스펙트럼을 나타내는 말 중에는 좌익, 우익, 좌파, 우파, 진보, 보수 이 외에도 좌경, 우경 및 반동, 중도, 온건 등 여러가지 용어들이 있지만 실상 그것들의 정확한 의미를 알고 사용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요즘 국내외 정치적 동향을 언급하는 글에서 좌익과 우익이란 말을 흔히들 사용하는데 정치학에 문외한인 대다수의 정치에 대한 관심 확대로 인해 기정의된 각 용어의 의미들이 완전히 다른 의미로 주관적 재해석 하는 경우가 흔하다. 진보(좌파) - statusquo(현상유지) - 보수(우파)statusquo, 즉 현상유지적 성향을 기준으로 보통 좌편을 진보, 우편을 보수라 부른다. 현대에 이르러 진보는 다른 말로 좌파, 보수는 우파라 부르는데, 좌파와 우파는 공산주의를 말하는 좌익, 혹은 자본주의를 ..
cmd 명령 프롬프트 실행 cd c:\adb 루트를 프라이머리 드라이브의 adb 폴더로 이동 adb push su /sdcard/su 폴더 내의 su 자원을 이동식 저장매체로 복사 adb push busybox /sdcard/busybox 폴더 내의 busybox 자원을 이동식 저장매체로 복사 adb push Superuser.apk /sdcard/Superuser.apk 폴더 내의 superuser 어플리케이션을 이동식 저장매체에 복사 adb push exploid /sqlite_stmt_journals/exploid 폴더 내의 exploid 자원을 이동식 저장매체의 sqlite_stmt_journals로 복사 adb push busybox /sqlite_stmt_journals/busybox 폴더 내..
어디까지나 이 방법은 임시방편이지만, 물리적 손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단순한 네트워크 오류에서는 아래 배치파일 실행으로 해결되리라 본다.며칠 전에 인터넷 서비스를 orange에서 ono로 변경하였습니다. 그 때문인지 한국 서버를 통해 듣던 강좌 중 하나가 재생되지 않았고, 해당 관리자의 원격 서비스로 dns를 변경하자 문제는 잡혔다. 그런데 그 이후로 얼마간 인터넷을 사용하다보면 이더넷은 인터넷에 물려있고, 업로드와 다운로드도 되고 있는 상태임에도 크롬이나 익스플로어에서 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다는 구문만 출력되고 더이상 아무 웹페이지에도 접속할 수 없는 상태에 봉착했다. 원인은 브라우저의 설정 문제거나, 백신에 잡히지 않는 바이러스 등이 있다던지, 기기 자체의 문제라던지, 뭐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지금과는 다른 꿈을 꾸던 유소년기 때와는 달리 많은 이들은 조금씩 옆길로 걸어가고 있을 것이다. 순진한 때 외쳐봤을, 나는 선생님처럼 될래요, 아빠처럼 될래요, 과연 우리는 오래 전 우러렀던 그들의 모습과 얼마나 닮아 있는가. 벌려둔 일들이 미적거리는 사업가는 꾸준한 직장 생활이 차라리 간절할 때도 있고, 직장인들은 견주어 덜 얽메일 수 있는 사업가의 여유가 탐날 때도 있다. 자본의 축적이 행복의 선사를 의거하는 기준이 되어가는 이 시대에, 우리는 부양해야 할 구성원과 책임져야 할 대소사가 차츰 늘어가면서, 금력의 그늘에서 편히 쉴 수 있기를 갈망한다. 그런 날을 염원하며, 지금은 아웃백에서 가족외식을 하고 할인카드로 결제를 할 망정, 아이 생일에 20만원짜리 네 발 자전거를 선물해 줄 망정, 출장길에 ..
내 이름을 내 어머니처럼 다정하게 불러주셨고, 누구보다 설렁탕을 맛있게 끓여 기품 있게 내어주셨던 친구의 어머님이 금일 작고하셨다. 만우절에 거짓말이면 좀 좋겠느냐만 목숨이 붙고 끊이는 것은 날짜를 가리지 않으니, 다만 어머님의 사후 여정이 안녕하시기를 기원한다. 가까운 이의 죽음은 한 사람의 생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나에겐 내 삶의 방향을 바꿔 놓은 두 사람의 죽음이 있다. 개중 하나는, 세상이 마치 내 이상의 그림을 그릴 도화지라고 생각하던 호기가 넘치던 때에 만난 한국에서의 여인이었다. 그녀는 꽤 바쁜 의대생 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일말도 아낌 없이 자신의 값비싼 시간을 모조리 나에게 투자했다. 청춘 드라마에 나올 듯한 온갖 이벤트와 배려로, 보통 -금전적으로- 주는 입장에 있는 남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