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기소년의 신변잡기

9년 전 쯤인가 소라게를 집게로 건져올리는 뽑기가 한 철 유행했던 적이 있다. 기계마다 집게의 악력 세팅값이 달라 잘 뽑히는 기계는 몇 마리씩 연속해서 건져올릴 수도 있었다. 싼 값에 샀던 병아리도 곧잘 죽었고 십수 년 전 마리당 500원 하던 청거북이(붉은귀거북)도 눈병이나 빈영양으로 인한 등갑 연화로 세상을 쉬이 등졌다. 소라게는 그래도 판 당 2천원 짜리라 지 몸값 행세 하는지 그리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꽤 오래 버텼주었다. 다만 성장을 하면 지 고향에서는 제 몸집에 맞는 소라 껍질로 이사를 할 수 있었겠지만 좁은 세상에 가둬 키우는 여건에서는 내가 소라 껍질을 구해다 주어야하는 봉사 정도는 해주어야 했다. 자주 강가나 사구에 갈 수도 없는 노릇, 몇 마리는 다행히 이사를 했지만 이사를 하지 못 ..
lafayette ron hubbard was a generally unscrupulous guy who used his knowledge of hypnosis and his talent for writing to drag himself out of poverty and make himself a billionaire with a fleet of superyachts and palatial estates around the globe. why do not more writers do this? average people are very stupid and manipulable, and they have money that could be yours! some element of sociopathy is ..
뜨거운 바람이 무겁게 훑어대는 논 길가 튼튼한 오두막에서 나는 쟁기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뱃살 빼는데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듣고나서부터 해오던 아사나의 한 자세다. 동네 영감들 삼삼오오 모여 비워낸 막걸리 통 두어 개가 내 옆에 굴러다닌다. 누군가 지나가다가 잠시 멈춰 서는 게 곁눈으로 보였다. 구부정한 허리로 슬금슬금 걷고 있는 게 동네 노인인듯 하여 나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낑낑대고 있는데 그 편에서 외마디가 날아왔다. "젊은이, 거기 막걸리 좀 남아 있는가?" 힐끔 보니 한 노인이 축 늘어진 눈꺼풀 속에서 희뿌연 눈알을 오봉에 꽂아둔 채 말을 건 것이다. 이마에 메마른 땀을 스윽 훔치며 나를 보더니 말을 이었다. "젊은이 상판도 허여멀건한 걸 보니 외지 사람인 것 같은데 뭣하러 하릴없이 이러고 ..
영장류에 관한 실험이 있다. 여닫이 문이 있는 방의 한 가운데에 사다리가 있고 그 사다리 위에는 천장으로부터 줄로 연결된 바나나 꾸러미가 대롱대롱 달려있다. 원숭이 두 마리가 들어서고 그들은 바나나를 집기 위해 사다리를 탄다. 한 두 발짝 쯤 올라서면 손에 바나나가 닿을 무렵에 찬물이 쏟아져 내리고 원숭이는 깜짝 놀라 사다리에서 뛰어내린다. 흠뻑 젖은 원숭이는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다시 사다리에 올라갈 엄두를 내지 못 한다. 젖은 원숭이 두 마리가 방에 머무는 사이 한 마리의 새 원숭이가 방에 들어선다. 바나나를 보게 된 새 원숭이는 사다리를 올라가지만 두 마리의 원숭이는 자기들처럼 놀랄 그 새 원숭이를 배려의 차원에서 올라가지 못 하도록 끌어내린다. 영문을 모르는 새 원숭이는 계속 해서 사다리를 올라가려..
인류가 과학의 도약으로 문명 발달의 쾌거를 이룬 후부터 사실상 경험해본 적이 없는 미증유의 상상을 초월하는 재해가 닥쳐올 것이라고 일각에서는 경고하고 있다. 전쟁이나 범죄 같은 비극은 상상력과 상상력의 결여 두 요소로 인해 발생하지만 재해는 상상을 하건 말건 평등하고 무자비하게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다. 밤길, 차에 치이는 야생 고양이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왜 자동차 불빛에 매료되어 도망가는 걸 잊어버리고 멈춰있는 걸까 라는 의견을 누군가 제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질문은 질문 자체에 오류가 있다. 그들은 본래 도망치는 것을 잊어버린 것이 아니라 도망치지 않으면 안 되는 위험한 물체다 라는 인식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물은 생물이 가진 큰 특성 중 하나인 호기심에 동해 익숙지 않은..
벌꿀 오소리는 달콤한 이름과는 달리 매우 포악한 친구이다. 이 작은 녀석들은 야생의 폭력배로 살인, 강도, 협박, 납치를 서슴치 않고 자행한다. 맹독 코브라도 마다하지 않으며 맹수의 새끼들을 납치해서 잡아먹고 자신보다 힘이 센 녀석들에겐 이빨을 드러내며 괴성을 질러 협박을 하고 걸려온 싸움은 절대 마다하지 않는 두둑한 배짱도 가지고 있다. 세상에서 벌꿀을 가장 사랑하며 꿀 향기를 맡으면 이성이 마비되어 광분한다. 그래서 벌꿀 오소리(=라틀, 꿀먹이 오소리, 허니 배저)이다. 벌꿀 오소리는 먹고자는 시간 외에는 쉬지않고 움직이며 시종일관 나와바리를 순찰한다. 때때로 자신의 몸집보다 수십 배가 큰 물소나 황소 무리 사이에서도 거리낌 없이 놀이나 먹이 사냥을 즐기다가도 신경이 거슬리거나 방해가 될 때는 황소의..
우리는 처음으로 제노바를 벗어나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행선지라든지 그런 여행에 있어서 필요한 자질구레한 이야기를 어느 겨울의 한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전화기에 대고 소근거렸다. 다음날 새벽 우리는 밤새 술 취한 대학생들과 아니면 또 다른 부류의 술꾼들이 흥청거리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버렸을 그래서 을씨년스럽기까지한 몰로의 새벽거리에서 서로의 잠이 덜 깬 얼굴을 보며 웃음 짓고 있었다. 몰로의 스떼파노 성당과 리나셴떼 백화점은 바로 옆의 호화로운 아쿠아리움과 초대형 크루즈선과 요트들이 정박해있는 번화가와는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더구나 새벽의 첫 버스가 막 지나가기 시작하는 페라리 광장은 더욱 그랬다. 마치 그곳만이 시간이 정지해 버린 듯 아니 제노바의 공간을 넘어 어느 시골의 노파와 할배,..
as you are all aware, the popularity of facebook is in decline since the second half of this year. a consensus seems to exist among here entists that, as far as the social experiment goes, facebook did not contribute anything useful to society on long terms. let us be honest, if all time ever wasted on facebook would have been invested in fusion research, the first commercial reactors would be u..
나는 그 이름들을 좋아하면서도 끝끝내 어떤 선택도 하지 않았다. 나의 기쁨이기도 했고 절망이기도 했으며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겨낼 이름들이기도 했다. 나는 가뭄이 들었을 때의 나막신과 같아서 아무 쓸모 없이 여겨지다가 장마가 질 때면 그제서야 쓰일 뿐이었다. 하지만 빈곤한 어떤 기억들을 누군가가 차마 버리지 못 하는 것처럼, 나는 고이고이 남겨두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좋아해서 다가갈 수 없는 것, 어쩌면 그런 이름이었는지도 모른다. 비오는 날 오전에 벼르고 벼르던 책을 읽는 것처럼 그네들은 앞으로는 바라던 진실과 풍요로운 사실만을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잊어버리고 기억하지 않는 것, 그렇게 변해가는 것, 그게 어쩌면 청춘과는 점점 동떨어져가는 보편적인 성장이자 삶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살다보면 누구나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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