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공간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여러 차원이 중첩되는 다차원 공간이거나 초공간일 가능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어딘가에 던져둔 양말이나 머리끈, 그것은 짧게는 수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 동안 사라지거나 다시는 찾을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이는 분명히 인간이 사건의 지평선의 한계면에 봉착하지 않도록 안전한 멤브레인으로 코팅된 원자 단위의 블랙홀의 존재, 동시에 웜홀의 존재를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첫 문장의 내 생각이 틀렸다면 집 안 특정 물체들은 양자적 또는 차원도약이나 광학미채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과, 양말을 구성하고 있는 쿼크, 보손, 페르미온 등이 지성을 지니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우리는 가정해볼 수 있다.
동시에 양말은 그 자신이 강입자, 중성미자 혹은 가상입자로 구성되어, 대칭성은 이미 붕괴해 있다거나 고전적 에너지 보존의 법칙은 이미 인간의 능력으로 이해 가능한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을 조용히 우리에게 일깨워주고자 하는지도 모른다.
몇 달 전 새벽, 나는 수음을 마친 후 현자가 되어 밀려오는 고독감을 견디지 못하고 내 직장의 상임이사이자 오랜 동료 박지인과 영상통화를 한 적이 있다.
그와 함께 지내던 누와라는 검은 고양이가 영상통화를 통해 나에게 자신은 억겁의 시간에 걸쳐 환생을 해왔으며, 전자기력을 매개로 하지 않은 광자가 존재하는 우주, 중력자가 자발적 대칭성 붕괴를 하는 우주, 엔트로피가 우리의 우주와 달리 감소하는 우주에서도 몇 번의 삶을 살았고, 고형질이 아닌 연기로 구성된 생명체, 준항성체 크기의 지적 존재, 비소나 규소로 신진대사 하는 생명으로도 전생을 살아왔다는 이야기를 해준 바 있다.
고양이들이 인간과 소통을 못하는 척 살고 있지만 나는 분명히 고양이가 상기 내용과 연관된 어떤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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