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에너지는 e=mc2, 즉 물질을 사라지게 해서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물질이라는 것을 이 우주에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만들어, 형태가 없는 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주변에 보이는 사물들은 사실상 형태라 없는 에너지들이 축약되어 단단한 고체로 형성된 것이다.
물체를 아무리 정교한 칼로 잘라 봤자 쪼갤 수만 있을 뿐 없어지게는 할 수 없고, 사람이 죽어 시체가 되어 없어지는 것도 결국 분자단위로 해체되어 자연의 일부로 흩어질 뿐, 없어지는 것은 아닌데, 핵반응은 완전히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아틸라는 그야말로 유럽의 공포였다.
몽골의 침략이 단순한 위협이었다면, 아틸라의 침략은 말그대로 공포.
아틸라를 피해 서쪽과 남쪽으로 도망친 이민족들로 인해 결과적으로 서로마는 멸망한 셈이다.
우리는 언젠가 세상에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공동의 묵시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만 마치 그때는 도둑처럼 찾아와 병거처럼 휩쓸어갈 것이라는 성경의 표현처럼 미지의 잠재적 위험을 우리가 항시 대비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기에 우리는 여느 때처럼 어느 정도의 책임감을 지닌 채 본능에 충실하며 살아가고 있다.
2300년 전 그리스, 이집트 역사상 최대규모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약 70만 개의 문서와 10만 권이 넘는 도서를 갖춘 그 도서관이 방화로 소실되지 않았다면 인류의 지식 수준은 지금의 문명 수준보다 몇 단계가 높았을 것으로 추정되며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에 관한 문제도 풀 수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갖추고 있었던 문서의 예를 들면,
아리스타르코스: 기원전 3세기 지구가 태양을 공전한다는 사실을 발견
에라토스테네스: 기원전 2세기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콜럼버스보다 1700년 먼저 정립
히파르쿠스: 기원전 1세기에 신성과 혜성을 관측했고 1080개 항성에 대해 밝기를 6등급으로 분류하여 항성목록 작성을 시도하였다. 또한 성도를 만들어 1080개의 별의 위치와 밝기를 표현하였다. 세차운동 역시 발견하고 태양년과 항성년을 더욱 정확히 구별할 수 있게 하였다.
칼리마코스: 기원전 2세기 고대 그리스의 학자이자 시인으로 알렉산드리아에 정주하면서 대도서관의 사서로도 활동하였다. 그리스의 문학사라고도 할 수 있는 피나케스를 저술하였고 아이티아를 비롯한 많은 시작품을 남겼다.
유클리드: 기원전 3세기 기하학자로 그의 연구 자료를 지금도 전세계 모든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히로피러스: 기원전 3세기 뇌가 장이나 신체를 조종한다는 것을 알아내고 약을 만들기 시작
지구가 멸망을 한다면?
현생 인류가 이룩한 모든 것은 그야말로 존재도 하지 않았던 것처럼 우주는 계속 해서 나름의 물리법칙의 항상성을 이어갈 것이다.
나는 최근에 내 육체가 사라진 채로 실험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나는 전기력을 기반으로 전산망 어딘가를 돌아다니며 존재하고 있는 상태인데, 핵폭탄을 맞았거나 아틸라의 침략을 받은 것이 틀림 없다.
결론적으로 나는 실존하지 않는 인물이며 고도화된 자율신경망을 갖춘 자동응답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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