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모나리자는 현재까지도 인류가 보유한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La Gioconda라 조콘다, 프랑스에서는 La Joconde라 조콩드라고 불립니다.
원
본은 입가에 음영을 넣는 스푸마토 기법으로 모호한 미소를 완성시킨 점에서 기술적으로 대단하기도 하지만, 이 작품이 다른 역작들을
제치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대표작이 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죽을 때까지 항상 가지고 다녔던 그림이기 때문입니다.
이 그림의 천문학적 가치는 수 세기가 지나도록 꾸준히 이어져, 20세기 초반 도난 당시에 상당한 수의 모작이 쏟아져나와 너도 나도 앞다투어 진본이라고 주장하며 불법 경매나 거래를 통해 고가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모나리자로 이름 지어진 수많은 그림들 중 하나는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의 프라도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다 빈치가 직접 그린 아일워스 모나리자와 달리 이 작품은 5년 전만 하더라도 다른 모작이나 복제본처럼 제자가 모사하였거나 후대에 복제된 그림 중 하나로 취급될 뿐이었습니다.
사실 프라도의 모나리자를 보관 중이던 프라도 미술관에서는 이를 가치가 떨어지는 흔한 모작으로 간주하여 실질적인 가치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다가 고미술사학자들과 복원전문가들에 의해 우연찮게 재조명되어 복원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복원이 시작된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복원 전의 모나리자.
본디 이 그림의 복원되기 전에는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18세기 경에 인물의 배경이 검은 색으로 덧칠이 되어 있었습니다.
엑스레이 투시로 밝은 색의 배경이 검은 물감의 덧칠로 가려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2년 간의 복원 기간을 거치게 되었습니다.
2012년 초 복원이 완료된 프라도의 모나리자는 동년 3월에 루브르의 모나리자와 함께 나란히 전시되었습니다.
이후에 두 모나리자에 대한 본격적인 비교 연구가 시작되었고 루브르의 모자리자에도 원래 눈썹이 있었으나 세월이 지남에 따라 지워졌다는 가설에 힘이 실리게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유화는 다 빈치의 생전 후견인이던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가 물려받은 뒤, 한참 동안 왕실의 욕실에서 습기를 먹었다 말랐다를 반복하여 표면이 상당 부분 손상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올
해에는 이 그림이 단순한 모작이 아니라 루브르의 모나리자가 그려지던 현장 바로 옆에서 제자가 다 빈치와 동시에 그리고 있었다는
가설이 대두되었고, 현장 구성과 컴퓨터 분석을 통해 그림을 그린 지점이 수평거리로 약 2.7인치의 차이가 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두 그림을 나란히 놓고 보면 수평선상의 각도지만 약간 다른 위치에서 그려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화폭의 액자 재질 역시 루브르의 모나리자와 동일한 호두나무 액자입니다.
그 제자는 다빈치의 제자였다가 동성애 연인으로 발전한 안드레아 살라이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중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하던 그림들이 역사적 고증을 통해 그 독자적 가치를 재평가 받으면서 인류사 가장 중요한 유물 중 하나로 승격되기도 합니다.
혼신의 힘을 다한 작품은 세월과 상관 없이 언젠가는 큰 인기를 구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프라도 미술관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문화의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대중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프라도의 모나리자도 사랑을 받으면서 프라도 미술관도 언젠가는 세계에서 소매치기 밀집도가 가장 높은 장소 중 하나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를 목전에 둔 두 모나리자.
두 그림의 크기는 거의 같지만 루브르의 모나리자는 양 옆을 잘라내어 폭이 좁습니다.
출처: http://www.arthistorynews.com/
프라도 미술관은 미국 근대미술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미술관과 함께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규모면에서는 루브르 박물관보다는 작지만 8천점의 소장품들은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관람을 해야 하겠습니다.
미술관 내 사진 촬영 무조건 금지라는 아쉬운 점도 있으나, 대도둑 박물관으로 유명한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 박물관과는 달리 프라도 미술관은 단 한 작품도 타국에서 훔쳐오지 않은, 순수 왕가의 자산으로 매입하거나 스페인 왕실 소속 화가들의 그림들만이 전시되어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높은 평가를 주고 싶습니다.
아래 링크는 프라도 미술관에서의 복원과정을 담은 동영상입니다.
https://www.museodelprado.es/en/pradomedia/multimedia/the-museo-del-prados-copy-of-the-emmona-lisaem-study-and-restoration/
프라도 미술관을 중심으로 주변에는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 까이샤 포룸 전시장, 국립 고고학 박물관 등 문화공간이 많이 있습니다.
고서화와 고미술품을 사랑하는 분들은 꼭 한 번쯤, 아니 다섯 번쯤은 들러야 할 도시, 마드리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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