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베리아 반도의 간추린 역사
이베리아 반도는 수천 년 전 페니키아, 카르타고, 타르테소스로부터 돌림빵을 당한다.
이 민족들이 뭐하던 놈들인가하면,
페니키아는 성경에 나오는 악마, 바알을 주신으로 삼고 -그러나 당연히 페니키아는 바알을 악마로써 숭배한 것이 아닌 폭풍우와 비의 신, 혹은 풍요의 신이며 이후 전승되면서 카르타고의 여신인 타니트의 남편이 된다. 흥미로운 것은 당시에는 신을 숭배함에 있어서 인신공양과 난교가 일반적이었단다.- 세계최초의 갤리선을 만들어 해상무역을 통해 돈을 긁어모으며 아프리카 해안선을 이미 기원전 5세기에 완주한 굉장한 놈들이다.
이천 년이 더 지나서야 대항해시대라는 거창한 미명 하에 포르투갈이 남아공 희망봉 해역을 넘어갈 수 있었으니...
당시 카르타고는 페니키아의 티레라는 도시에 속해있는 위성도시였는데 지리적 이점 덕에 페니키아 도시들의 맹주 역할을 하며 페니키아 최고의 부유한 알토란으로 성장한다.
카르타고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터진 1차 포에니 전쟁에 하밀카르 바르카를 참전시켰고,
2차 포에니 전쟁에는 그의 아들 한니발 바르카가 사군툼(현재의 사라고사)을 개판 오분 후로 만든다.
(물론 로마는 당시에 이탈리아 북부에서 갈리아 애들과 다투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그리고 여담으로 포에니는 로마의 불가타 라틴어로 페키니아를 지칭한다.)
타르테소스는 페니키아보다 더 이전에 이베리아 반도에 등장하는데,
헤로도토스가 남긴 아르간토니우스왕의 전설과 로마 역사가 유스틴이 남긴 가르고리스, 하비스, 게리온 등의 여러 왕에 관한 단편적인 신화 기록으로 보면.. 뭐 대충.. 페니키아와도 활발한 교류와 무역이 있었고 아마도 단일 왕정체제였던 걸로 추측됨.
이천이백 년 전에는 로마제국의 속주로 본격적인 역사가 시작된다.
중부유럽에서 건너온 켈트족이 토착부족이었던 이베로족이랑 붙어먹으며 스페인의 실질적인 조상이 된다.
이후 수에비족과 반달족에 의해 로마제국은 멸망 수순에 접어들고, 아틸라 장군이 이끌던 훈족의 씨앗 한 톨조차 남기지 않는 무시무시한 정벌로 목숨이라도 부지코자 유럽에서는 민족대이동이 시작된다.
그로 인해 바스크족, 삭손족, 프랑코족 일부가 유입이 되었고, 서고트족이 당분간 좀 해먹게 된다.
서고트 애들은 동고트 애들이랑 꽤 친해서 서로간 왕래가 잦았단다.
천삼백 년 전부터 해서 토벌을 마치고 집에 가던 무어인이 찝쩍대기 시작한다.
결국 서고트 왕국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이베리아 반도 대부분을 무어인이 지배한다.
무어인은 특정 민족을 지칭하기보다, 사막부족이었던 베두인족, 북아프리카를 본진으로 삼는 전투민족인 베르베르족, 중동 본토 바그다드에서 온 아랍인을 통칭하는 단어로 보는게 적절하다 하겠다.
무어인에게 자기 집 뺏겼다고 가만히 있었을까.
무어인으로부터 땅을 되찾기 위한 국토수복운동으로 야금야금 땅따먹기를 해가다가...
통일하기 조금 전의 시점, 이사벨 여왕이 까스띠야 왕국과 레온 왕국을 전제주의 조건으로 공동통치를, 남편이었던 페르난도 2세가 나바라 왕국과 아라곤 왕국을 입헌주의 조건으로 공동통치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결혼으로 네 개의 왕국을 1492년 명목상 통일을 일단 해주고...
아직도 미수복지로 남아있던 그라나다.
이베리아 반도에서의 마지막 술탄, 보압딜의 항복으로 완벽한 스페인 왕국으로 거듭난다.
중세에 이르르며 점차 발달한 항해술과 건조술을 바탕으로, 통일이 된 같은 해 1492년 10월 12일, 콜럼버스가 발견한 아메리카 대륙도 먹어버린다.
뒤이어 오스트리아 출신의 합스부르크 왕가가 들어서면서 스페인 식민제국 시대의 종이 울리며 미국 서부 전체, 캐나다 서부, 중남미 서부, 필리핀, 괌, 서사하라, 적도 기니, 네덜란드, 절반 이상의 이탈리아 등을 식민지화 한다.
본디 각각의 왕국으로써 각 지방이 오랜 기간에 걸쳐 성장을 해왔기에 수백 년이 지난 현재에도 각 지방은 좋게 말해서 강한 정체성과 개성을 지닌 채 중앙정부에 반감을 가지거나 분리독립을 갈구하는 등 워낙 튀는 것들이 많은지라 여전히 근본적 이념의 통일은 애매한 상태다.
청동기 시대부터 산지로 스스로의 집단을 요새화하며, 서고트 왕국 시절에도 마지막까지 독립을 유지해온 바스크족, 왕위 계승 전쟁이 터진 당시 영연방에 편에 속해 항쟁한 까딸루냐 지방 등을 제외하고서는 대체로 다민족 집합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렇듯 현재까지도 지역에 따라, 겪어온 역사에 따라, 수많은 이념이 공존하는 복잡한 문화를 가진 나라이자, 그리스로마 신화부터해서 뭐 이런 미친 소리를 어떤 놈이 조잘거려놓았나 싶은 조잡한 얘기까지 좆도 복잡하며 다양한 전설과 신화를 전승해온 나라다.
까고 말해서 근본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잡종이 된 년놈들이 정체성을 논하고 있는 상황이다.
2. 건국신화의 도시, 라 꼬루냐
각설하고 많은 신화들 중, 가장 많이 알려져있으며 가장 대중적인 신화.
그리스로마 신화의 일부를 근간으로 하는 스페인의 건국신화를 만나기 위해 우리는 이쯤 해서 스페인의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의 라 꼬루냐라는 도시로 함 가보자.
라 꼬루냐 혹은 갈리시아 지방언어인 가예고로 아 꼬루냐라고 불리는 이 도시는, 스페인의 패스트 패션 브랜드인 자라와 풀앤베어, 비즈니스 캐주얼 브랜드인 마시모 두띠 등을 아우르는 인디텍스 그룹의 본산지이며, 대표적인 소비 도시이자,
거칠고 높은 파고의 비스카야 만, 북대서양에 맞닿아 레판토에서 해전을 치르며 오스만 제국을 격파한 무적함대가 정박해 있던 군사적 요충지였으며,
지리적으로 또한 천문학적으로 황소좌에 위치해있어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헤라클레스의 10번째 과업이 달성되고 스페인의 보편적 건국신화가 이루어진 장소다.
헤라클레스라고 하면 다른 영웅들과는 차원 자체가 다른 그리스로마 신화의 최고의 영웅이자 현존하는 모든 영웅의 대명사가 아닌가!
게다가 이 존엄하신 분의 아버지는 모든 신들의 신 제우스다!
더구나 인간 피가 섞인 주제에 거의 모든 신을 압도하는 말도 안 되는 힘을 갖추고, 모든 마물들을 차례차례 때려죽여 헤라클레스의 헤만 들어도 모두가 똥오줌을 줄줄 지릴 정도로 무지막지한 무력의 대명사!
물론 온갖 구라의 집대성인 전설 혹은 신화이기에 가능한 얘기다.
3. 이야기의 주인공, 헤라클레스
뭐 어쨌건, 언젠가 제우스는 뭔가 그럴싸하고 힘 센 존재를 꼭 만들어내야만 했고, 그래서 알크메네의 남편 암피트리온으로 변장해 동침한다.
족보가 존나게 복잡하다.
계보부터 한 번 알아보자.
제우스와 아르고스의 왕이었던 아크리시오스의 딸인 다나에 사이에서 아들 페르세우스가 태어난다.
페르세우스는 아들 알카이오스를 낳는다.
알카이오스는 딸 아낙소를 낳는다
알크메네는 미케네의 3대 왕이었던 엘렉트리온과 상기한 아낙소 사이의 맏딸이다.
결국 제우스는 자기 증손녀와 근친빠굴을 뜬 것이다.
그래야만 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대지의 여신 가이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가이아는 우라노스와의 사이에서 12명의 티탄을 낳았는데 얘네들이 타르타로스라는 명계 최저부에 있는 지옥에 떨어진다.
그 깊이가 미친 애새끼 허언증 수준으로 깊어서 바닥까지 떨어지는데 무려 열흘이 걸린다고 한다.
자신의 자녀들이 나락에 떨어지자 빡친 가이아가 온갖 괴물을 창조해 군대를 꾸린다.
와중에 우라노스가 크로노스에게 자지가 잘렸을 때 흘린 피로 가이아가 임신하고 기가스라는 종족이 태어난다.
보통 얘네들을 복수형으로 기간테스라는 좀 더 익숙한 표현으로 많이들 부른다.
아무튼 가이아는 얘네들을 동원해서 신화상 전반부의 막을 내리는 기간토마키아 전쟁을 일으켰는데.. 결론은 제우스를 위시한 올림푸스 신들의 승리로 끝난다.
제우스가 갖고 있던 예언서가 있다.
거기엔 인간의 힘이 있어야만 올림푸스가 이길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제우스는 자신의 증손녀이면서 자신이 사랑한 최후의 인간이었던 알크메네와의 빠굴을 통해 기간토마키아 전쟁에서 기간테스를 무찌르기 위한 최강의 대항마를 낳고자 했던 심산이 제우스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왜 알크메네가 신의 피를 조금만 지닌 인간이라는 존재인지, 헤라클레스는 부계와 모계로부터 각기 얼마만큼의 신의 피를 물려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귀찮아서 쓰기 싫으니까 알아서 찾아보기 바란다.
제우스의 마누라는 헤라다.
제우스가 다른 년과 붙어먹은데다 그 자식이 미케네의 왕이 될 거라고 제우스가 넌지시 얘기하자, 짜증이 난 헤라는 딸이자 출산의 여신인 에일레티이아에게 니키페의 출산을 앞당기고 알크메네의 출산은 지연시키라는 지시를 내린다.
니키페는 펠롭스의 딸이자 페르세우스의 아들인 스테넬로스의 아들을 임신 중이었다.
에일레티이아가 명령을 받잡아 알크메네의 집으로 가 출산을 지연시키려던 찰나, 알크메네의 시종인 갈린티아스가 에일레티이아를 알아보고 꼼수를 쓴다.
아이가 태어났다며 소리를 치자 -혹은 족제비를 풀어서- 에일레티이아가 깜짝 놀란 틈에 헤라클레스가 세상에 태어난다.
에일레티이아는 자신을 속인 갈린티아스가 괘씸하여 족제비로 만들어버린다.
어찌 됐건 헤라클레스는 무사히 태어났지만 결국 간발의 차로 미케네의 아들 에우리스테우스가 먼저 태어나 미케네의 왕이 된다.
태어난 직후 헤라클레스를 목 졸라 죽이기 위해 헤라는 여러 마리의 뱀을 보낸다.
하지만 헤라클레스를 찾아간 뱀들은 쪽도 못쓰고 숨져나간다.
웃으며 뱀들을 죽이는 그 모습에 암피트리온은 헤라클레스가 제우스의 아들임을 느끼고 과연 정말 제우스의 아들인지 가늠하고자 황야에 헤라클레스를 갖다버린다.
이걸 지켜보던 아테네가 헤라클레스를 줏어다가 그저 길바닥에서서 줏은 고아로 위장하여 헤라에게 데려가 젖을 먹이자고 종용한다.
헤라의 젖에는 불로불사의 힘이 담겨있다.
젖은 주되 이 힘은 주지 않으려 완급을 조절하던 차에 헤라클레스가 빨아쳐먹는 힘이 너무 강해 주둥이에 넘쳐 흘러나올 정도였는지라 조절할 틈도 없이 젖을 먹이게 된다.
이때 흘러나온 젖국물을 밀키웨이, 즉 은하수라고 부른다.
여차저차 헤라는 그 아이가 헤라클레스라는 걸 알게 된다.
잠깐 이 시점에서, 아직까지 헤라클레스는 이름이 없던 상태였는데,
이렇게 맞은 뒷통수 또 맞은 헤라를 달래고자 제우스는 헤라의 명예란 뜻의 헤라클레스라는 이름은 붙여주지만 헤라는 진정할 수 없었고, 헤라클레스에게 온갖 고초를 겪게 만든다.
와중에 헤라클레스가 제우스의 아들임을 알게 된 암피트리온과 알크메네로부터, 또한 여러 명사들로부터 귀한 아이로써의 대우를 받으며 온갖 정예교육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암피트리온으로부터 마차 모는 법을,
아우로리코스로부터 레슬링을,
에우리토스로부터 활 쏘는 법을,
카스토르로부터 중장갑을 착용한 상태에서 무기를 사용하는 법 등을 배운다.
어느 날은, 헤르메스가 어릴 때 발명하여 음악의 신인 아폴론에게 선물한 리라라는 악기의 주법을 배우고 있었다.
(리라는 고대 그리스에서 처음 생겨났다기보다, 성경에서 사울왕이 초조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아들 다윗왕이 리라를 연주한 대목이 자주 등장하는 등 활발히 사용된 것으로 미루어 리라의 역사는 최소 사천 년을 넘기는 것으로 추정.)
능력치가 무력에 집중된 헤라클레스는 재능을 보이질 못했고, 음악선생 리누스로부터 지적을 받자 성격이 지랄맞은 헤라클레스는 급기야 리누스의 대가리를 리라로 개박살내서 죽여버린다.
지력이나 예술 갖추는 능력보다는 무술에 더 재능이 있는 것을 깨달은 암피트리온은 헤라클레스를 온화한 성격의 켄타우로스이자 크로노스의 피를 물려받은 케이론에게 보낸다.
이 좆같은 포악한 성격을 다스리고자 암피트리온은 헤라클레스를 키타이론 산으로 보내 양치기 일을 시킨다.
그러다 쾌락의 여신과 미덕의 여신을 담당하던 님프 둘을 만난다.
쾌락은 예뻤고, 미덕은 섰던 좆도 죽게 만드는 여신이었다.
이 두 님프는 헤라클레스에게 선택을 제의한다.
쾌락을 선택하면 행복한 빠굴랜드에서 여생을 보내게 되며, 미덕을 선택하면 개고생이 거의 평생을 따라다니지만 영생을 얻게 되는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찰나의 갈등에 빠졌지만 별다른 주저 없이 미덕을 선택한다.
미덕이라는 님프를 선택한 헤라클레스에게 그 선택의 댓가로, 신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신과 인간과 영웅을 통틀어 가장 개좆같은 삶을 살게 된다.
18살까지의 헤라클레스는 여전히 양부 임피트리온의 양치기 일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부턴가 그리스 영토의 키타이론이라는 산에서 자꾸만 사자들이 내려와 양들을 쳐먹기 시작한다.
좋은 타이밍에 헤라클레스가 그 사자들 중 일부를 때려죽였는데, 그 사자들은 헬리콘 산의 동쪽 끝자락의 한 도시 테스피아이의 왕이었던 테스피오스의 소들도 뜯어쳐먹던 놈들이었다.
테스피오스 왕의 초청으로 테스피아이에 50일간 머물게 된 헤라클레스는 소들을 보호해달라는 퀘스트를 받게 된다.
공략 와중에 매일 테스피오스 왕으로부터 새 여인들을 제공 받으며 밤을 즐긴다.
어찌 됐건 키타이론 산에서의 사자 소탕을 성공적으로 마친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고향 테베로 향한다.
그곳에는 달갑지 않은 손님들이 와있던 차였다.
그 손님들은 오르코메노스라는 나라에서 연례 행사로 소 100마리를 조공으로 받아 가져가기 위해 와있던 사신들이었다.
좆같음이 극에 달한 헤라클레스는 사신들의 귀, 코, 손목까지 절단하여 목걸이로 제작 후 사신들의 목에 걸어 고향으로 보내버린다.
당연히 두 나라간에 전쟁이 터진다.
헤라클레스는 전쟁의 여신 아테네로부터 제공 받은 무기를 지참한 채 뒤따르는 테베인들과 함께 오르코메노스의 성을 포위하였고, 오르코메노스의 왕도 죽인다.
이 과정에 양부 임피트리온이 목숨을 잃었기에 자신에겐 목숨같은 양부를 잃은 헤라클레스가 밤에 혼자 성에 들어가 성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어버린다.
함락에 성공한 헤라클레스는 오르코메노스로부터 여태 테베에서 받아쳐먹던 조공의 두 배에 해당하는 200마리의 소를 받는 것으로 일방적 약속을 받아낸다.
와중에 테베의 왕 크레온은, 헤라클레스가 오르코메노스로 진격하는 동안 헤라클레스가 이번에는 또 어떤 미친 짓을 하는 건가에 대한 진중한 고찰을 하였으며, 한 술 더 떠서 오르코메노스의 왕 에르기노스에게 헤라클레스를 생포하여 넘겨버릴 작전도 구상할 정도로 씹병신이었다.
그래도 결국엔 영웅이 되어 돌아온 헤라클레스를 영웅으로 칭송하며 맏딸 메가라를 헤라클레스에게 아내로 주고 차기 왕위 계승자로 추대한다.
자, 스페인의 건국신화는 이제 이 대목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쓰다보니 지쳐서 2부로 넘긴다.
언제 쓸지는 나도 모르고, 고양이도 모르고, 민달팽이도 모르고, 렉터 박사도 모른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우리는 길 가다가 민달팽이를 마주치면 반드시 친근감의 표시이자 환영의 의미로 소금을 뿌려주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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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지나 무거운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귀찮음을 힘겹게 떨쳐내고 글을 마저 잇는다.
여하튼 본격적으로 이제 스페인의 건국신화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4. 헤라클레스의 개고생
애도 셋을 낳으며 오손도손 살게 된 헤라클레스.
찰나의 행복도 잠깐, 헤라의 저주로 인해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가족들이 사자로 보이는 환각을 겪으며 가족을 제 손으로 찢어죽이게 된다.
절망한 헤라클레스는 자살을 시도하려 하지만 친구 테세우스의 저지로 포기한다.
테세우스 그는, 아킬레스, 헤라클레스와 함께 그리스로마 3대 영웅 중 하나이자 그리스의 군주였고,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의 아들이다.
테세우스는 우리의 주인공 헤라클레스를 도와 델포이의 신탁을 받게 된다.
나중에 소크라테스도 여기서 신탁을 받게 돼지.
여기서 예언을 받은 여사제 피티아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게 된다.
그것은 자식을 제 손으로 찢어죽인 댓가였다.
피티아의 지시는, 간발의 차로 헤라클레스보다 먼저 태어나 미케네의 왕이 된 에우리스테우스에게 12년간 봉사하며 에우리스테우스의 명령에 따라 12과업을 치르라는 것이었다.
첫 번째,
네메아 일대를 떠돌던 헤라클레스는 클리오네라는 동네에서 어떤 꼬마를 만난다.
꼬마가 말하길, 한 골짜기 출신의 사자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난동을 부리고 있는데 털이 존나게 두꺼워서 화살로도 뚫리지 않고, 칼에도 찔리지 않는 가죽이 더럽게 질긴 놈이란다.
그런데 그 사자가 30일 안에 뒈지지 않으면 온 동네 사람들이 자기를 잡아다가 제우스에게 산 제물로 불에 태울 것이란다.
헤라클레스는 이 놈과 30일 동안 싸우다가 이 놈이 지친 틈을 타 목의 경동맥을 졸라 죽였다.
그 놈의 가죽은 그 놈의 발톱으로 분리하여 그때부터 걸치고 다니게 된다.
워낙 유명한 얘기라서, 헤라클레스가 사자 가죽 걸치고 몽둥이 들고 있다던지, 사자 목 조르고 있는 고서화는 거의 대부분 이 대목이라고 보면 된다.
두 번째,
이집트에 살던 아이깁토스란 사람이 자신의 딸 50명을 동생 다나오스에게 보낸다.
다나오스는 상당히 부유했고 아들이 50명이 있었다.
형인 아이깁토스는 동생의 재산을 노리고 딸들을 보낸 것이다.
그걸 눈치 챈 동생 다나오스는 신혼 첫날 밤, 자신의 사위이자 조카 50명을 참수하여 레르나라는 이름의 호수에 내다버렸다.
신성한 결혼을 욕되게 한 다나오스에 분노한 헤라는 그 호수에 뱀 히드라를 보내 호숫가를 지나가는 모든 사람을 잡아먹게 한다.
히드라는 죽은 50명의 원혼의 결과로, 50개의 대가리를 가지고 있었다.
히드라를 쳐죽이는 이번 여정에는 헤라클레스의 형인 이피클레스의 아들, 즉 헤라클레스의 조카 이올라오스가 동행한다.
히드라와 헤라가 보낸 커다란 게새끼가 같은 편, 헤라클레스와 이올라오스가 같은 편을 먹고 2대2로 쳐싸운다.
게새끼는 등장한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단번이 등딱지가 개박살나 허무하게 뒈졌다.
헤라는 게새끼가 너무 불쌍해서 나중에 별자리로 만들어줬단다.
한편 헤라클레스는 히드라의 50개의 대가리를 모두 잘랐지만 오히려 잘린 자리에서 대가리가 두 개로 재생되고 또 다시 잘라도 되살아나는 대가리에 고초를 겪는다.
조카 이올라오스의 도움으로 대가리를 자른 자리를 불로 지져 퀘스트를 마친다.
헤라클레스는 히드라의 피를 자신의 화살촉에 발라 신들도 격렬한 영생의 고통을 겪게 만드는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낸다.
우여곡절이 많은 화살로, 훗날 헤라클레스도 이 독에 중독되어 극심한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분신자살한다.
세 번째,
사족으로, 전승 신화는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존재하므로 꼭 내 얘기가 맞다거나 신화를 다루는 서적의 내용이 틀렸다던지 하는 옳다 그르다의 문제를 따질 필요는 없다.
어떤 식의 변형이든 어차피 다음 스토리로 그리 껄끄럽지 않게는 넘어가므로...
그리고 각 인물들의 이름은 그리스식으로 표기했음을 알린다.
미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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