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크기와 같은 레고 행성을 만든다고 가정하면 표준 블록(2*4, 길이 3.2cm, 너비: 1.6cm, 높이 0.96cm)이 몇 개나 필요한지를 계산하기 위해 우선 지구의 부피를 알아야 할 것이다.
지구의 평균 반지름은 약 6,371km인데 구의 부피 공식인 𝑉 = 4/3𝜋𝑟³를 적용하면 공식은 𝑉 = 4/3πr³ ≈ 4/3π(6,371,000m)³ ≈ 1.083 × 10²¹m³가 된다.
너비 1.6cm x 길이 3.2cm x 높이 0.96cm인 레고 표준 블록의 부피는 4.9152cm³다.
이를 m³로 변환하면 약 4.9152 x 10⁻⁶-m³다.
따라서 필요한 블록의 개수는 1.083 × 10²¹/4.9152 × 10⁻⁶, 즉 2.203 x 10²⁶개로 계산된다.
이 수를 풀어 쓰면 220,300,000,000,000,000,000,000,000, 220자 3천해 개가 필요한 것이다.
참고로 해는 1천 경의 위 단위다.
레고 블록 한 개의 평균 무게는 약 2.5g이다.
따라서 전체 블록의 무게는 2.203 × 10²⁶ × 0.002.5g = 5.575 × 10²³kg, 즉 약 5.5075 × 10²³kg으로 계산된다.
이 수를 풀어 쓰면 550,750,000,000,000,000,000, 5해 5075경 톤이 필요한 것이다.
이 무게를 지구의 질량인 5.597 × 10²⁴과 비교해보면 레고 행성의 무게는 지구의 약 9.22% 정도다.
레고는 스타이렌을 주원료로 아크릴로나이트릴과 뷰타다이엔을 중합한 ABS라는 플라스틱재로 만들어진다.
이 ABS 플라스틱을 1kg 생산하는 데 약 2kg의 원유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레고 블록의 총 무게를 바탕으로 필요한 석유의 양을 계산해 보자.
정확히 2배로 가정하면 5해 5075경 × 2, 즉 11해 150경 톤의 석유가 필요하다.
색을 내는 데 필요한 염료 등은 모두 제외하고 레고만을 만드는 데 지구 질량의 18.44%에 해당하는 석유 자원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지구의 추정 석유 매장량은 1초 배럴이다.
1배럴의 석유 무게는 139kg이므로 , 즉 1,390억 톤으로 추정되는 것이다.
이 추정 매장량을 모두 추출하더라도 레고 블록을 만들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석유의 0.00000125%에 불과하다.
레고 블록으로 지구 크기의 행성을 만들고나면 레고 행성의 밀도는 지구보다 낮을 것이다.
레고 행성의 질량인 5.5075 × 10²³kg을 지구의 질량인 5.597 × 10²⁴kg으로 나눈 것에 100을 곱하여 질량 비율을 계산해 보자.
질량 비율 ≈ (5.5075/5.972) × 10⁻¹ × 100 ≈ 0.0922 × 100 ≈ 9.22%
따라서 레고 행성의 질량은 블록 생산에 투입된 석유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구 질량의 약 9.22%다.
여기까지 레고 행성을 만드는 데 필요한 블록의 개수, 필요한 석유의 양, 질량을 구해보았다.
그런데 1부에서 언급했다시피 이 행성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석유를 확보하든 블록을 모두 다 만들든 말이다.
이번에는 이 레고 행성이 어떻게든 완성됐다고 치고 어쨌든 중력을 계산해 보자.
관성 질량과 중력 질량의 비례는 등가 법칙을 따르기 때문에 사실 중력 계산식은 별로 필요하지 않다.
중력 상수인 G는 6.67430 × 10⁻¹¹m³kg⁻¹ₛ⁻²이다.
표면 중력 g는 g = G × M / R²이라는 공식으로 계산된다.
계산식은 (6.67430 × 10⁻¹¹) × (5.5075 × 10²³) / (6,371,000)²과 같다.
따라서 레고 행성의 표면 중력은 약 g ≈ (6.67430 × 10⁻¹¹) × (5.5075 × 10²³) / 4.05876 × 10¹³ ≈ 3.67624 × 10¹³ / 4.05876 × 10¹³ ≈ 0.905m/s²으로 계산된다.
지구의 표면 중력이 9.81m/s²이므로 레고 행성의 표면 중력은 약 9.22%에 해당한다.
이 레고 행성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한 이유는 레고 블록으로 행성을 어느 정도 만들다 보면 완성에 한참 미치지 못한 시점부터 자체 중력으로 인해 붕괴되기 때문이다.
모든 물체는 각자 중력이 있고 물체들이 많이 모이다 보면 중력이 융합되어 중심부부터 붕괴되기 시작한다.
레고 행성이 붕괴되기 시작하는 시점은 블록의 압축 강도를 초과할 때부터다.
ABS 플라스틱의 압축 강도는 약 70MPa(메가파스칼)인데 이는 대략 m²당 7천 톤의 압력을 견딜 수 있다는 의미다.
레고 행성을 조립하는 과정에서 언제쯤 붕괴될지를 계산해 보자.
우선 블록의 단면적을 구해야 한다.
단면적은 너비 1.6cm × 길이 3.2 cm = 5.12cm²이며 이를 m²로 변환하면 5.12×10⁻⁴가 된다.
ABS 플라스틱의 압축 강도는 약 70MPa로 이는 70 × 10⁶N/m²이다.
따라서 블록이 견딜 수 있는 최대 압력은 F = σ× A = 70 × 10⁶N/m² × 5.12 × 10⁻⁴m², 즉 35,840N이다.
블록 하나의 무게는 2.5g이고 중력가속도는 6.67430m/s²이다.
블록 하나에 작용하는 힘 F는 질량 m과 중력 가속도 g의 곱이다.
따라서 F = m × g로 계산을 수행하면 F = 0.0025kg × 0.905m/s²가 되므로 F는 0.0022625N이 된다.
블록이 견딜 수 있는 최대 힘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블록의 개수는 최대 압력인 35,840N을 블록 하나에 작용하는 힘인 0.0022625N으로 나누어 구할 수 있다.
즉 15,843,354개의 블록을 조립하면 스스로의 중력으로 인해 구조적으로 불안정해져 붕괴가 시작되며 더 이상 조립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 개수는 레고 행성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전체 레고 블록의 개수의 0.00000000000000071917%에 불과하다.
번외로 스타워즈의 데스스타를 다루어보자.
레고 행성보다는 데스스타가 훨씬 더 현실적이며 가능성도 매우 높다.
물론 스타워즈의 제국 시대와 같이 여러 행성으로부터 충당하지 않는 이상 필요한 건설 자원을 지구에 매장된 자원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데스스타의 직경은 약 160km로 설정되어 있는데 질량은 알려지지 않았다.
데스스타의 부피는 다음과 같다.
𝑉 = 4/3πr³이고 여기서 반지름 r은 80km(80,000m)다.
𝑉 = 4/3π(80,000)³ ≈ 4/3π × 5.12 × 10¹² ≈ 2.14 × 10¹³m³이 된다.
주로 금속과 복합소재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부가 완전히 채워져 있지는 않다고 가정하고 평균 밀도를 3,500kg/m³라고 하자.
질량 m은 밀도 ρ와 부피 𝑉의 곱이다.
m ≈ 3,500kg/m³ × 2.14 × 10¹³m³이므로 데스스타의 질량은 7.49 × 10¹⁶kg, 즉 약 7경 4900조kg이다.
금속과 복합소재의 비율을 약 70 대 30으로 가정하자.
총 질량 중 금속의 양은 0.70 × 7.49 × 10¹⁶kg이며 복합소재의 양은 0.30 × 7.49 × 10¹⁶kg이다.
즉 금속은 5.243 × 10¹⁶kg, 복합소재는 2.247 × 10¹⁶kg이다.
지구의 금속 매장량은 분석 기관별로 차이가 크다.
다만 평균으로 잡았을 때 철 매장량은 약 1,800억 톤이며 연간 19억 톤이 생산되고 있다.
알루미늄 매장량은 230억 톤이며 연간 6,400만 톤이 생산되며 구리 매장량은 8.9억 톤이며 연간 2,000만 톤이 생산된다.
복합소재는 주로 섬유 강화 플라스틱(FRP)과 같은 고분자 복합소재다.
주요 성분은 플라스틱, 유리섬유, 탄소섬유 등이다.
금속보다는 생산량이 적으나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데스스타에 필요한 금속은 5.243 × 10¹³톤, 복합소재는 2.247 × 10¹³톤이다.
데스스타에 필요한 금속 중 철만 하더라도 지구에서 채굴 가능한 철의 양을 아득히 넘어선다.
복합소재의 생산량이 어떻게 될지는 미래 동향을 알 수 없으나 금속과 마찬가지로 가능한 생산량을 훨씬 웃돌 것이다.
데스스타에 필요한 금속을 계산해 보면 철은 지구 매장량의 약 291.28배, (복합소재의 일부로 가정한) 알루미늄은 97.7배가 필요하다.
철과 알루미늄의 현재 연간 생산량을 기준으로 채굴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은 각각 27,594년과 351,093년이다.
지금 수준의 과학 기술로는 공상 과학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